2009년 11월 08일
아침 커피, H1N1, 그리고 엄마의 그림

(11월7일/토) 주말 아침입니다. 등뒤로 따스한 아침 햇볕이 비치고 있습니다. 이맘때 마시는 커피 한 잔 (사실은 두 잔째)이 그렇게 씁쓸달콤할 수가 없습니다. 어제, 두 번의 시도 끝에 성준이의 H1N1 백신 접종에 성공했습니다. 갈 때마다 적어도 두세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질려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. 처음에는 노약자와 일반 건강인을 불문하고 누구나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이른바 '오픈 폴리시'를 내세워, 그야말로 접종장마다 인산인해였고, 그 때문에 백신이 떨어져 잠시 예방 접종을 중단해야 하는 재난까지 만났습니다. 정부의 무능이 여실히 드러난 한 사례였습니다. 그 다음에는 '6개월~다섯 살 미만'의 아기와 어린이만 먼저 접종한다며 지난 목요일에 문을 다시 열었는데, 그 또한 줄이 너무 길어 엄마 혼자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.
어제는 접종 재개 이틀째로 임산부가 그 대상 목록에 추가됐습니다. 회사를 작파하고 7시부터 줄을 섰습니다. 두 시간 전이라 한산했고, 제 차례는 일곱 번째였습니다. 기다림이 지루할 줄 알고 책을 싸들고 갔는데 양옆 아줌마들의 수다를 듣는 재미에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. 여덟시가 넘자 줄은 벌써 건물 복도를 채워 저 끝까지 이어졌습니다. 아홉시가 미처 되기 전에 엄마가 성준이를 데려 왔고, 세상이 떠나가라 왕왕 운 것만 제외하면서 접종은 아주 순조롭고 빠르게 진행됐습니다.

# by | 2009/11/08 01:45 | 앨버타 이야기 | 트랙백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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